한국의 탈원전 정책에 큰 돈 버는 카타르

설성인 기자
입력 2019.02.08 05:00
[탈원전 공화국]④

문재인 대통령은 1월 28일 청와대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만나 "양국 교역 규모는 170억달러(19조1000억원)에 달하며, 한국은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에서 카타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한국의 최대 LNG 수입국(2017년 기준 30.8%)이다.

8일 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카타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입국 순위에서 10위(162억9900만달러)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2017년(112억6700만달러)보다 50억달러(5조6200억원)나 늘었다.

우리 정부가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가스 사용을 늘리자 카타르가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 BMI리서치는 지난해 "LNG·재생에너지를 우선시하고 원자력·석탄을 배제하려는 한국의 에너지 전환 노력이 LNG 공급국가인 카타르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왼쪽)과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카타르, 석유 대신 LNG 집중…한국, LNG 사용 확대 추진

중동의 산유국인 카타르는 올해 1월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했다. 카타르는 1961년 창설돼 국제 유가를 좌우해온 OPEC의 원년 멤버였다. 로이터는 카타르가 석유 대신 세계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LNG에 집중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카타르에게 LNG ‘큰 손’으로 부상한 한국은 우량 고객이다. 최근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전·탈석탄 추진 과정에서 LNG 사용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8년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발전용 유연탄의 세금부담(개별소비세 36원/Kg→46원/Kg)은 높이고 발전용 LNG의 세금부담(개별소비세 60원/Kg→12원/Kg)은 낮췄다. 발전용 LNG에는 열병합발전용·연료전지용·직수입 자가발전용을 포함시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발표하면서 "원전 발전량의 변화는 정비일수 증감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원전 발전량 감소량의 대부분은 LNG 발전이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신규 석탄발전소의 진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노후 석탄 6기는 LNG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쉘과 카타르석유의 합작사인 카타르가스4의 LNG 기지./쉘 홈페이지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날씨·자연조건 등의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원자력·석탄 발전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선 LNG 외엔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에너지업계의 분석이다.

비싼 LNG 확대하면 전기요금 상승 불가피

하지만 LNG는 원자력, 석탄과 비교해 비싼 에너지원이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연료별 정산단가(kWh당)는 원자력 58.2원, 유연탄 70.7원, LNG 117.1원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싼 에너지원(원자력·석탄)을 비싼 에너지원(신재생에너지·가스)으로 대체하고 소규모 태양광 보급, 가스발전소 지원 등을 추진한다면 언젠가는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지난달 "추가로 (석탄발전소에 대한) LNG 발전소 전환이 이뤄지면 2025년부터 당초 밝힌 10.9%보다 더 전기요금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LNG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진 경성대 교수(에너지학과)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LNG의 대부분은 카타르나 호주에서 수입된다"면서 "수천킬로미터를 배로 실어오는데 통로가 막히면 어쩌나. 에너지안보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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