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넷플릭스·월트디즈니' 태풍에 토종 OTT 살아남을까

안별 기자
입력 2019.01.11 07:00
넷플릭스나 월트디즈니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태풍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월트디즈니는 국내 누적 관객수 1770만을 넘은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를 내놓은 마블 스튜디오와 마니아층이 두터운 스타워즈 시리즈까지 보유한 콘텐츠 강자입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국내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거대 미디어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국내 OTT 업계는 살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오히려 경쟁자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SK텔레콤은 지상파와 힘을 합쳤습니다. KT도 협력 관계를 찾고 있습니다. OTT업계는 토종 OTT가 살아 남으려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SK브로드밴드 OTT ‘옥수수’. /옥수수 공식 홈페이지 캡쳐
10일 OTT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기존 OTT 최강자이자 북미 시장 44% 점유율을 보유한 넷플릭스에 이어 월트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로 OTT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연히 한국 시장 진출이 예상되면서 국내 OTT업계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유화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해 한국산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고 예상했습니다.

월트디즈니는 자타가 공인하는 콘텐츠 강자입니다.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ABC’와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픽사’도 가지고 있습니다. KBS ‘태양의 후예’·SBS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한류(韓流) 드라마를 만든 국내 콘텐츠 제작 역량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월트디즈니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넷플릭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액은 120억달러(약 13조4220억원)입니다. 2017년 한국 방송 산업 규모(약 16조5000억원)에 육박합니다.

넷플릭스 공세 당시 이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던 전문가도 있습니다. 당시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 교수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다른 국내 사업자가 콘텐츠 개발 경쟁에 뛰어들게 해 같이 발전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OTT 시장에 뛰어든 월트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전문가의 전망처럼 국내 OTT업계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경쟁 대신 협력을 택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단독 콘텐츠 제휴를 지난해 5월 맺었습니다. 2017년부터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 ‘유튜브’의 키즈 채널도 인터넷(IP)TV에서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OTT ‘옥수수’와 지상파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3일 출범시켰습니다. ‘아시아의 넷플릭스’가 목표입니다.

KT는 아직 협력 상대를 찾지 못했지만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OTT업계 미래에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방송업계와 OTT업계는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진출을 썩 좋게 보지 않습니다. 글로벌 거대 자본이 결국 국내 콘텐츠 산업을 집어삼키고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이미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들어온 만큼, 문제 제기보다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민수 교수는 "콘텐츠 산업에서 성과를 가르는 건 오리지널 콘텐츠 여부"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집중해야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OTT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이어 크게는 방송 통신 산업 정책 수립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송 통신 관련 정책 기능은 크게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보도 채널 같은 방송규제정책과 통신 이용자 정책을 맡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료방송·진흥 정책과 통신·케이블 규제를 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효율적인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CCS 충북방송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 점수 이상을 받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공적 책무 이행 부족으로 재허가 사전 동의가 거부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OTT도 크게 보면 방송 통신 산업입니다. 결국 이원화 때문에 대처가 느려져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게 OTT업계 주장입니다. 이에 한 전문가는 일원화를 통해 발빠른 정책 수립과 수정이 가능해야 한다는 지적했습니다.


이상원 경희대 언론정보학 교수는 "산업 진흥 정책과 규제 정책이 이원화돼 혼선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방송과 통신 융합 환경을 통해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진출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진흥과 규제 정책을 일원화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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