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만의 투자노트] 배당하는 것도 죕니까

안재만 기자
입력 2019.01.04 07:31
전날(3일) 한 행동주의 펀드 대표이사와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임 실장은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KT&G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배당을 해주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는 완전히 CEO 편이다. (KT&G가) 주인이 없는 게 아니다. 국민세금이 들어가 있고 정부 지분이 있는데 아무 감시기능을 못한 채 완전 CEO 회사로 탈바꿈했다. 정부가 아무 견제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임 실장의 이 발언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정부의 KT&G 사장 선임 개입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즉, 임 실장은 배당은 외국인 투자자만 배불리는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KT&G 사장이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인사 개입이 적절했는지 여부도 거론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배당이 외국인만 배를 불린다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매해 배당금 지급일이 되면 외국인 투자자에게 9조원 가까운 돈이 넘어갔다느니 하면서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배당을 받고 싶으면 주식을 사면 그만이다.

우리나라는 배당을 너무 안해서 문제다. 왜 배당을 안하나. 지분 10%만 가지고도 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니(즉, 얼마든지 '회삿돈 = 내돈'이 될 수 있으니) 뭐하러 남한테 돈을 주나 싶어서 배당을 안한다. 배당을 하고, 주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바로 설 것이다.

지난해 말 폭락장에서 배당주는 그나마 덜 빠졌다. 연말 기준으로 은행 금리의 2~3배를 받을 수 있으니, 투자자들이 외부 변수에 휘청이지 않고 버틴 것이다. 배당을 활성화해야 한다.

밤사이(현지시각 3일) 미국 증시는 또 급락했다. 아무래도 1월 효과는커녕 연초부터 마음 고생을 한참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기업들이 배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내준다면, 취약해진 심리가 그나마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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