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만의 투자노트] 6달러짜리 GE

안재만 기자
입력 2018.12.26 07:31
미국 증시가 치욕적인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12월 3일 이후로만 15.6% 추락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질 삼아 뒤흔들면서 바닥을 모르고 굴러떨어지고 있다. 아직은 후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연준의 긴축 기조, 무역분쟁과 셧다운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파월 해임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또 나왔고, 므누신 장관은 은행 CEO와 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므누신은 "은행 CEO와 통화했는데,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 같은 발언이 오히려 불안을 부채질했다.

이 중에서도 "옛날이여"를 외칠만한 종목이 있다. 바로 제네럴 일렉트로닉스(GE)다. GE는 24일(현지시각) 결국 7달러를 내줬다. 종가 기준으로 6달러 가격이 된 것은 1992년 12월 이후 처음인 듯하다. 1992년은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해다. 세월 무상이다. GE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7달러가 무너진 적이 있지만 종가로는 회복했다.

GE는 미국 경제가 고점을 찍었다는 상징처럼 비춰진다. 주가 하락만이 문제가 아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E에 대해 조만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아래인 B-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GE의 회사채 잔액은 1000억달러에 달한다. 무디스는 11월 이후 16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는데 BBB등급의 55%가 향후 투자부적격(high yield)으로 강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GE는 디지털과 전력, 신재생에너지, 항공, 헬스케어, 철도, 금융 등 사업영역이 넓다. 대체로 첨단기술 분야로 평가된다. 그런데,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GE 경영진이 경영을 잘못한 영향이겠으나, 글쎄, 트럼프 탓도 없지 않아 보인다. 미국 기업들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태도에 대응하기도 버거운 상황인 듯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최근 한 달간 북미에서만 460억달러의 펀드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로는 46억달러 유입됐다. 최근 일주일만 봐도 북미에서는 139억달러가 나왔고, 아시아로는 28억달러 들어왔다. 미국에서의 자금 탈출이 한동안은 이어질 것 같다. 한국은 상대적 강세는 가능할 것 같은데, 문제는 미국이 저렇게 흔들리는 이상 나 홀로 독주까지는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언제까지 으름장을 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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