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저임금 큰 폭 인상, 소득 격차 늘렸다"

연선옥 기자
입력 2018.12.14 06:00
한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임금·제조업 생상성에 미친 영향 분석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부작용 더 클 수 있음 시사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큰 폭 인상되면서 고용과 경제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시간을 줄여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소득 격차를 확대한다는 분석 보고서가 발표됐다.

한은은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제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그 영향이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 산업의 버팀목인 전자제품 업종 생산성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모두 2011~2016년 기간을 연구한 것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2017~2018년은 제외됐다.

◇ "최저임금 인상, 임시일용 근로자 임금 감소시켜"

임현준 한국은행 연구위원과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신우리 서울시립대 박사는 14일 발표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미만자와 최저임금 영향자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이들 월평균 근로시간과 급여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기업이 비용 증가를 피하기 위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줄이고 이는 결국 해당 근로자의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한은은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줄여 이들의 소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임시일용 근로자 임금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선일보 DB
구체적으로 최저임금 미만자 비율이 1%포인트(p) 증가하면 이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2.1시간 줄고 월평균 급여는 1만2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저임금 영향자 비율이 1%p 증가하는 경우 이들 근로시간은 2.3시간 줄어들고 급여는 1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근로자가 받는 통상임금 추정치를 정규 근로시간으로 나눠 근로자의 시간당임금을 산출하고 이 임금이 해당연도의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면 ‘최저임금 미만자’로, 다음연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면 ‘최저임금 영향자’로 정의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취약 근로자에 부정적이라는 경고는 이날 함께 발표된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육승환 한은 연구위원이 최저임금이 비교적 큰 폭 인상된 2014∼2016년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증가했지만 임시일용 근로자 임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상용 근로자의 소득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임시일용 근로자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이 발표한 보고서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결과도 포함됐다. 최저임금 영향자 비율이 확대되면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간 월평균 급여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최저임금 영향자 비율이 1%p 상승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월평균 급여 격차는 5000원 늘어난다고 밝혔다.

◇ "최저임금 인상, 제조업 생산성 높이지만 전기전자 업종에는 부정적"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그 영향이 상이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육승환 한은 연구위원과 김규일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생산성:우리나라 제조업의 사례'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 또는 산업 특성에 따라 생산성 제고, 저생산성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질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최저임금 영향률이 자동차, 운송장비, 1차금속, 식료품, 음료, 섬유제품 업종 생산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전자제품, 전기장비, 기계장비, 비금속광물 업종의 생산성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추정됐다.

육 연구위원은 "최근 최저임금을 업종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데 이 논의 과정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함의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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