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8%, 다른 방향"…여의도 고수의 엇갈린 내년 집값

이재원 기자
입력 2018.12.06 09:30
거래 절벽에 집값도 주춤한데 내 집 마련에 나서도 될까?

9·13 대책 여파로 부동산 거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주춤하다 집값이 크게 오르는 것을 구경만 해야 했던 지난 수년의 경험을 생각하면 호가가 내려가는 지금이 기회인 것도 같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하락기가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분석으로 주목을 받는 두 명의 애널리스트가 정 반대의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과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80도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묘하게도 두 사람이 내놓은 내년 서울 집값 전망은 8%라는 숫자에 맞닿아 있다. 채 위원은 8% 하락을, 이 위원은 8% 상승을 점쳤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수요와 공급 논리로 봤을 때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데에는 같은 생각이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조선 DB
◇채상욱, "서울 집값 규제 여파로 단기 하락 불가피"

채상욱 위원은 내년 서울 집값이 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 위원이 서울 집값이 떨어진다고 보는 이유는 9·13 대책 여파로 투자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채 위원은 "이전까지는 작년에 나온 8·2 대책 영향으로 전용면적 85㎡ 이하면 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서울에는 투자하려는 수요가 오히려 늘었고 결과적으로 집값이 더 크게 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9·13 대책에는 장특공제를 받는 요건에 ‘공시가격 6억원 이하’라는 금액 기준이 새로 생겼다. 서울 주요 지역의 85㎡ 이하 물건 중 상당수가 공제 대상에서 빠지게 됐고, 이 때문에 투자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게 채 위원의 생각이다. 채 위원은 "전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투자수요가 위축되면 서울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채 위원은 수도권 가운데 비싼 집이 많은 판교와 분당 등의 경우 서울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은 거꾸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채 위원은 내다봤다. 그는 오르는 곳과 내리는 곳을 모두 감안했을 때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3% 정도 오르고, 규제를 받지 않는 인천은 4%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규제 지역의 경우 하락이 가속화하고, 비규제지역은 다소 반사이익을 얻겠지만 여전히 침체한 상황이라 전체적으로는 5% 정도 하락할 것으로 채 위원은 내다봤다. 이를 모두 감안한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3% 정도 하락할 것으로 채 위원은 전망했다.

하지만 채 위원은 내년 서울 주택 가격 하락이 정책 효과라 길게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펀더멘탈)만을 볼 때는 하락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책 효과가 사라지면 집값이 더 크게 오르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채 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집값은 수급 논리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 효과가 2년 이상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조선DB
◇이상우,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는 지속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반대로 내년 서울 아파트 값이 8%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상욱 위원이 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주택 매매가격을 전망한 것과 달리 이 위원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석을 한 점이 조금 다르다.

이 위원은 서울 아파트 값이 올해만큼 오르긴 어려워도 거의 작년 만큼은 오를 것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에 10.9% 상승했고, 올해 들어 10월까지 21.6% 상승했다. 비교해보면 내년 상승률이 올해 보다는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작년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위원의 생각이다.

이 위원은 "올해도 규제가 있었지만, 아파트 값은 규제와 상관없이 크게 올랐다"면서 "9·13 대책 효과로 거래가 크게 위축된 것을 볼 때 내년 상승 폭은 줄겠지만,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호재가 있는 지역은 규제가 상승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규제 부작용으로 비규제 지역 집값이 오르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경기와 인천의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각각 7%와 2%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경기도가 변곡점에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오름세를 주도했던 분당, 광명, 안양 동안 등의 상승이 멈추고 수원, 용인, 군포, 의왕 등 덜 올랐던 곳이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위원은 "내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특정 지역만 오른 올해와 달리 고르게 오를 것"이라면서 "광역 교통망 확충과 3기 신도시 공급의 혜택을 입는 지역은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방 부동산의 경우 광역시는 2.5% 상승하고 기타 지방은 3% 하락하는 등 올해와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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