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검은 목요일' 美 쇼크에 韓 증시 폭락(종합)

전준범 기자
입력 2018.10.11 17:57 수정 2018.10.11 18:35
미국 증시가 급락한 충격에 11일 한국 증시는 폭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무려 100포인트 가까이 곤두박칠치면서 2130선 아래로 직행했다. 코스닥 지수도 5% 넘게 폭락하면서 700선을 간신히 지켰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쑥대밭으로 변했다. ‘검은 목요일’에 비유될 만큼 폭락장이었다.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2100선도 지키기 힘들 것"이라며 공포감에 휩싸였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최근 8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11일 여성 투자자들이 전날 대비 크게 떨어진 증시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 한국거래소 제공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44%(98.94포인트) 급락한 2129.67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4월 12일(종가 2128.91) 이후 18개월만에 최저치다. 하락률로 보면 2011년 11월 10일(-4.94%) 이후 7년만에 최대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4898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8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37억원, 219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213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가 2492억원 순매도로 총 2279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모든 업종이 추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도 상승 마감한 기업을 찾기 어렵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4.86% 떨어졌고 셀트리온(06827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POSCO(005490), KB금융(105560), SK텔레콤(017670)등도 4~5%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상승 종목은 23개에 불과했으며 하락 종목은 865개에 달했다. 11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37%(40.12포인트) 폭락한 707.38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7일(701.14)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하락률은 2016년 2월 12일(-6.06%)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271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88억원, 1836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4.62%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신라젠(215600), CJ E&M(130960), 포스코켐텍(003670), 나노스(151910), 바이로메드(084990), 메디톡스(086900)등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10.4원 오른 1144.4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9일(1145.4원)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라 7거래일 동안 35원 넘게 급등했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주가 급락에 놀라고 있다. / AP·연합뉴스
◇ 美·中·韓 일제히 흔들…모든 업종 추락

‘검은 목요일’의 진원지는 미국 증시였다. 1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는 미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실적 우려가 겹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3.15%, 3.29% 하락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8%나 떨어졌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장중 3.242%까지 치솟았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금리 급등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투자심리를 크게 뒤흔들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세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연준은 올해 12월 추가 인상하고, 내년에도 세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정책 만큼이나 기술주 하락도 염려스러운 신호라고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수년간 선진국 증시 강세 사이클의 주도권을 기술주가 쥐고 있었다"며 "이들을 대체할 성장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술주마저 금리 상승에 따른 마진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증시 급락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를 일제히 패닉 상태로 몰고 갔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89% 하락했다. 특히 평소 한국 증시 움직임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상하이종합지수는 2016년 1월 저점인 2638을 하향 돌파했다. 5.22% 추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6.31% 곤두박질쳤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3.92% 급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스파이칩 이슈 여파로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등 악재성 재료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며 "중국 증시 참여자 대부분이 관망하는 경향을 보이는 바람에 거래량도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 "공포 확산…투자심리 크게 약화"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 국면에 진입하거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기미를 보여야 의미있는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 당분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달러, 엔화 예금 또는 미국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 불안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식에 자산배분을 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주식을 저가매수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며 투자심리 자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태에서는 작은 악재에도 쉽게 흔들리며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온라인 주식투자 커뮤니티에는 "이러다가 한국 주식시장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성토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투자자는 "(코스피지수가) 떨어져도 하필 4.44% 하락하느냐"며 "4라는 숫자가 마치 死(죽을 사)를 의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찝찝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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