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출규제 첫날 마포·반포 등 집값 급등지역 은행지점 '분주'

김문관 기자 이승주 기자
입력 2018.09.14 15:12 수정 2018.09.14 15:50
주택담보대출 보다 전세대출, 임대사업자대출 문의 많아

내년 2월 1억원 가량의 전세대출 만기가 다가오는 직장인 김모씨(39·서울)는 전날 9.13 부동산 안정대책 기사를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 김씨는 무주택자지만 은행이 대출을 조인다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2월 매매가 3억500만원, 전세가 2억7500만원이었던 20평대 아파트에 전세를 들었으나 매매가가 최근 4억5000만원까지 뛰었다"며 "내년 전세금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다 은행 전세대출 한도도 줄어들 것 같아 거래지점에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통화중이었다"고 말했다.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가 시행된 첫날인 14일 강남 마포 등 집값이 급등한 지역의 은행 지점에는 금융규제와 관련한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상담보다 전세자금대출 및 임대사업자대출 규제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주부터 관련 문의 및 상담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DB
◇ 집값급등 지역 중심 문의 쏟아져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주요지역 시중은행 지점의 대출 창구에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KB국민은행 서울 마포 지점은 오전 9시 개점 후 10시 30분까지 8건의 부동산 안정대책 관련 상담 문의를 받았다. 반포 지점에도 5건의 상담이 들어왔다.

반면 노원역 지점은 상담 건수가 전무했고 중계동 지점과 신정네거리역 지점의 상담 건수는 각각 1건에 불과했다. 상계역, 잠실엘스, 암사역 지점에는 정부대책에 대한 불만 및 전세자금 연장 가능 여부 문의 등 2건씩의 상담이 접수되는데 그쳤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주로 전세자금대출 관련 규제에 대해 물었다"며 "마포처럼 집값이 비싸진 지역에 주로 상담이 몰렸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반포, 아시아선수촌 지점 등에서 문의가 다소 늘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세금 절감 방안과 증여에 대해 고심하는 문의가 많았다"며 "정책이 어제 오후에 발표된 만큼 1주택자여도 세금 부담이 느는지에 대해 걱정하는 문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다른 관계자는 "신규대출 신청시 기존에 비해 대출가능 한도가 얼마나 감소하는지와 대출 만기연장 신청시 대출금액이 감소하는지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NH농협은행 학동역지점 관계자는 "기존에도 서울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많이 낮춰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날 주담대 관련문의는 뜸했다"며 "다만 전세대출은 기존에 수요가 좀 있던터라 고객들이 전세대출 제한에 관심이 더 큰 분위기"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서초, 압구정, 반포, 잠실, 동탄, 분당, 신사 등 15개 주요 점포에서도 고객문의가 많지는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바로 전날 대책이 발표됐기 때문에 다음주부터 상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 신반포(고속터미널 동쪽) 지점에는 집단대출이 진행 중인 고객들의 이주비대출, 중도금대출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반포 지점에서는 고객들에게 이미 입주자 모집공고가 발표된 단지는 이번 규제의 대상이 아니며, 입주자 모집공고가 아직 아닌 단지만 해당된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 현장에선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시행 시점 혼선도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 시행 시점을 둘러싼 혼선도 빚어졌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13일 임대사업자 대출을 진행했지만 상담사로부터 14일 9시부터 대출이 중단됐다는 연락을 갑자기 받았다"는 한탄조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화면캡쳐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책 발표일(13일) 이후 주택매매계약 체결 건’부터 적용하며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발표일 이후 신청 건’부터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주택임대사업자 대출규제는 ‘발표일 이후 매매계약 체결 또는 대출 신청건부터 적용’한다. 대책 발표일 이후가 기준인 것인데 전날 진행한 임대사업자 대출이 막혔다는 토로다. 전날 대출 신청을 했다면 이번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현장에서 금융사와 고객 사이에서 제도시행 시점을 둘러싼 혼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상담 몰려 분주해진 PB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부동산 대책이 세게 나오면서 이른 오전부터 고객들이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 정신이 없다"며 "집값은 어떻게 되는건지, 집을 팔아야 하는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하는지, 자녀 주택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센터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 세미나를 기획하면서 일정을 추석 바로 앞으로 잡아 사람들이 신청을 안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며 "막상 안내를 하고 보니 마감도 10분만에 되고 되레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예상했던 곳보다 더 큰 공간에서 세미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이번 대책과 관련해 자산가분들의 관심이 큰 것이 느껴진다"며 "주로 종부세가 어떻게 되는지, 언제부터 적용받는건지 등에 대한 전화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일반 고객보다는 부동산중개업자들의 문의가 많다"며 "내주 초 관련 문의와 상담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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