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일하는 제헌절도 빨간날, 꿈의 직장 현대·기아차

김참 기자
입력 2018.07.17 09:39 수정 2018.07.17 16:22
4대 국경일 가운데 하나인 제헌절은 주5일 근무제로 인해 휴일이 늘어나면서 2008년부터 정부가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했다. 쉽게 말하면 빨간 날이 아니다.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제헌절을 여전히 빨간 날로 정하고 근무를 하면 대체 휴일을 준다.

이런 맘씨 좋은 회사는 어디일까. 주인공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현대·기아차다.

조선일보DB
현대·기아차의 경우 단체협약에 따라 여전히 제헌절을 휴무일로 규정하고 있다. 제헌절뿐만 아니라 2006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식목일도 휴무일로 하고 있다. 휴무일이지만 공장은 정상근무를 한다. 다만 단체협상 상 휴일인 식목일과 제헌절에 일하면 다른날 하루 쉬게 된다.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경쟁사 근로자들이 평소처럼 할 때 현대·기아차 근로자들은 연차를 하루 더 벌게 되는 셈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법정공휴일 이외에 식목일과 제헌절, 회사 창립기념일, 노조 창립기념일이 공휴일이다. 또 설날과 추석 휴일의 경우 기아차는 주·야간 근무의 특수성을 들어 법정휴일인 3일보다 하루씩 많은 4일씩을 휴무로 정해놓고 있다. 이 같은 규정 때문에 일반 근로자보다 현대·기아차 직원은 연간 5∼6일가량을 더 쉰다.

물론 회사는 과다한 단체협약상 약정휴일을 일부 축소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노동조합 측은 단체협상 사항임을 강조하며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노조의 이기주의에 대해 내부에서도 불만이 크다. 노조원만 이런 규정이 해당되고, 비노조원들은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과장급 이상 부장급 이하 간부들은 비조합원으로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에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대리까지만 노조 조합원 자격이 부여돼 과장급부터는 제헌절과 식목일에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며 “노조원에 대한 어마어마한 혜택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사내에서 승진을 거부 등의 행동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 기아차를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빨간 날만 쉰다”며 “부럽기도 하지만, 당연히 일해야 하는 날에 일하고 연차를 챙겨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1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올해 추가 파업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기본급 11만6276원 인상, 조건 없는 정년 60세 적용,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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