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금융개혁 밑그림 그린 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는 누구?

김문관 기자
입력 2018.05.04 11:12
윤석헌(70) 신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와 철학을 같이 하는 금융개혁 강경론자로 평가된다. 진보경제학자인 윤 내정자는 지난해 9월 금융위 정책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 금융개혁의 밑그림을 그렸다.

금융위는 “윤 내정자는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한국금융학회장, 한국재무학회장 및 주요 금융회사 사외이사, 공공부문 등에서 활동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내정 배경을 밝혔다.

금감원장 자리는 김기식 전 원장이 지난달 16일 불명예 퇴진한 이후 18일간 공석인 상태다.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 내정자./조선DB
1948년생인 윤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66학번)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캐나다 맥길(McGill) 대학교 조교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한림대 교수, 숭실대 교수,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금융위 민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는 윤 내정자가 고령이란 점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금융을 잘 알면서도 금융개혁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인물로 최종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밝힌 바 있다. ‘모피아(재무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독식을 막는 한편, 외부 인물로 대내외 개혁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실제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금감원장 3명은 모두 민간 출신이었다.

윤 내정자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는 경기고, 서울대 동기다. 현 정부와 금융권 경기고 인맥으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등이 있다. 윤 내정자는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당시부터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자문역할을 해왔다.

윤 내정자가 차기 금감원장으로 취임하면 청와대가 요구하는 강한 수준의 금융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난해 9월 금융위 정책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 금융개혁의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 현재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윤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물리고 노동이사제를 금융공공기관부터 도입하자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행정혁신 보고서’를 통해 금융혁신 최종 권고안을 냈다. 금융위는 이후 유권해석을 통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명계좌는 과징금 부과 대상은 아니라던 입장에서 물러나 권고안대로 지난달 관련 증권사 4곳에 과징금 34억원을 부과했다.

그는 또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들의 ‘셀프 연임’을 막는 등 이사회 전반에 투명성을 강화하라고도 권고했다. 윤 내정자는 ‘참호구축’이라는 표현으로 셀프 연임을 비판해 왔다. 이는 금융사 CEO들이 본인들과 가까운 사외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든다는 뜻이다.

윤 내정자는 경제·금융 정책이 주로 산업에 치우쳐 금융감독이 소홀했다며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 왔다. 그는 다만 금융감독에 있어서는 금융사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는 권고안에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대심제 도입(현재 시행중), 금융사의 과중한 검사부담 완화, 행정지도의 제한적 실시 등을 주장했다.

윤 내정자는 인터넷은행을 위한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고, 금융감독 체제 개편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위의 금융산업정책 업무는 기획재정부로 보내 국제금융정책 업무와 합치고, 감독정책 업무는 민간 공적 기구 형태의 새로운 감독기구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금융산업진흥과 금융감독의 개념을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개선해 시장밀착형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 내정자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재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소득창출이 계속 부진하다면 가계부채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시간문제”라며 “만약 주택가격의 붕괴나 소득 감소 등의 충격이 발생하면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의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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