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법무의 수사권 반발 달래기… 검찰총장은 하루만에 거부

김정환 기자
입력 2019.05.15 03:01

"검찰 의견 수용된 것 같지 않다" 연기했던 기자간담회 재추진

박상기 법무장관(왼쪽),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은 14일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날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보완책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검찰 의견이) 받아들여진 정도까지 된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 장관이 수사권 조정에 반발하는 검찰을 달래기 위해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 장관은 전날 오후 일선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사권 조정 법안의 수정·보완 과정에서 검사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이 법안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 권한을 강화하고, 경찰이 불기소로 종결한 사건에 대해 필요하면 검사가 해당 사건을 송치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이 지난 1일 "민주주의 원칙에 반(反)한다"고 한 이후 일선 검사들은 잇따라 검찰 내부망에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지난 3일까지만 해도 "(검찰은) 겸손하게 수사권 조정 논의에 임하라"던 박 장관이 입장을 바꿔 "검사들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그런데 문 총장은 박 장관의 이런 '수정 제의'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총장은 경찰 수사를 견제하려면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이 "검찰의 보완 수사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수사지휘권이 사라지면 검찰이 제한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경찰 수사 문제점이 드러나도 고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장관의 이메일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이 조직적으로 반발할 경우 수사권 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박 장관이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보완책에 대해서도 문 총장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 기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장관이 갑자기 이메일을 보내면서 당초 14일이나 15일 중 문 총장이 갖기로 했던 기자간담회를 잠정 연기했지만 조만간 다시 일정을 잡아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사권 조정안의 문제를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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