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불교·보수통합… 黃의 3대 딜레마

김형원 기자 이슬비 기자
입력 2019.05.15 01:36

광주와 5·18 - 폄훼 파문 매듭 못 짓고 범여권 공세 속 광주 방문 앞둬
불교계 불만 -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석탄일 행사 때 '예법 무시' 논란
보수 대통합 - 내년 총선 앞두고 범보수 진영서 리더십 발휘 요구받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민생투쟁 대장정'이 8일째를 맞으면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황 대표 정치력의 진정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말이 나온다. '5·18 광주' '불교' '보수 통합' 등 3가지 난제(難題)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그와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5·18 광주 방문 딜레마

황 대표는 "무슨 염치로 5·18 기념식에 참석하느냐"는 범여권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서 "황 대표가 광주에 가겠다는 것은 호남민들에 대한 포악한 공격이자 영남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5·18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대변인도 "그동안 5·18 진상을 밝히는 일에 게을렀던 황 대표의 광주 방문을 반대한다"고 했다.

'민생 대장정'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후 학부모 간담회를 위해 충북 청주 상당구의 한 커피점으로 가던 중 민노총 조합원들이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경찰의 도움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한국당이 '5·18 폄훼 발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 짓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5·18 민주화 운동을 가리켜 '폭동'이라고 발언한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지만, 징계를 확정하기 위한 의원총회는 열지 않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1987년 노태우 당시 대선 후보가 광주 유세를 마치고 대구시로 가 지역감정을 부추겼다"며 "황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은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광주 시민을 모독하는 발언으로, 시민들께서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며 "오라는 초청이 있었고, 이에 응해서 (오는 18일에) 광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광주를 찾지 않는다면 또 그것대로 문제가 될 테니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며 풀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계에서도 논란

황 대표는 석가탄신일 행보 과정에서 불교계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도 받고 있다. 황 대표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황 대표는 지난 12일 경북 경산에 있는 한 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경북 영천의 은해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지방 일정을 이유로 다른 당대표들이 방문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찾지 않았다. 이날 법요식에 참석한 황 대표가 합장하지 않고 대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불교계 반발이 나왔다. "불교식 예법을 지키지 않았다" "대중 정치인이 자신의 종교색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정치인 본인의 종교적 신념도 존중해줘야 한다" "공손히 손을 모은 것 자체로 예를 갖췄다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수 대통합 과제도 여전

보수 대통합도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는 중대 과제다. 황 대표는 민생 투쟁 첫날인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당대표가 된 지 70일 정도 됐는데, 계파 이야기가 더는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당내 통합'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당 외부 범보수 세력과의 통합 여부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무성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과거의 악연을 씻고 보수 진영이 통합돼야 한다"며 "황교안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지지부진한 보수 통합 움직임에 대해 당 대표가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황 대표가 당면한 세 가지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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