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형 부동산 건으로 구청직원 뺨때렸다"

입력 2004.11.17 16:35 수정 2004.11.17 18:03

월간조선 12월호보도…재야시절 기자 뺨때리고, 서울시부시장 재직때도 구타

이해찬 국무총리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지난 199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 자신의 형 부동산 등기서류를 잘못 작성했다는 이유로 서울 송파구청 직원의 뺨을 때리고, 서울시 감사관에게 송파구청 특별감사를 지시했다고 18일 발매되는 월간조선 12월호가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이해찬의 폭언 폭행 사례 연구’라는 기사에서 당시 서울 송파구청 재무국장이었던 정태복(鄭泰福ㆍ70)씨 등 사건 당사자 두 명의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이 총리의 형이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7억8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비롯됐다. 송파구청 직원이 이 총리 형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앞두고 토지ㆍ건물 가액의 총액을 잘못 기재해서 법원에서 등기가 반려되는 일이 발생하자, 이 사실을 안 이해찬 당시 부시장이 송파구청의 공무원 네 명을 부시장실로 불렀다고 한다.

정태복씨는 “그날(1995년 12월18일) 오후 1시 반쯤 이 부시장실에게 관련 서류를 보여주며 해명을 하려는 순간 이 부시장이 ‘네가 뭔데, 얼마 받아먹으려고 그렇게 지시했어’라며 내게 반말로 고함을 쳐서 ‘이 사람이 왜 이러나’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시장은 ‘잘못했다’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실무 직원에게 책인지 서류인지를 집어던졌고, 다가가서 손찌검을 했다”며 “서울시 감사관이 말리자 ‘이자들 재산등록서류를 가져와’, ‘내일 당장 송파구 특별감사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월간조선 12월호에 게재된 이해찬 국무총리 기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공무원은 “이총리가 한 차례가 아니라 여러차례 손찌검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부시장은 그 자리에서 송파구 재산국장의 공직자 재산등록 서류를 가져오게 한 후 정씨의 재산 상황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정태복씨는 “행정 착오가 있었지만 단순한 실수에 불과했다”며 “이 총리가 자기 형의 개인적인 일로 구청 공무원들을 불러 폭언을 하고 뺨을 때린 일은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청에서 10여년간 근무한 한 전직 공무원은 “1990년대 초 이해찬 의원과 구청장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었고, 이 총리가 구청장에게 물컵을 집어 던졌다”고 했다. 이같은 증언에 대해 당사자인 전 관악구청장 P씨는 “그 당시 일을 기억도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지난번 총리 인사 청문회 때 ‘인간적으로 기본이 안된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이 딱맞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무총리 인사 청문회 당시 이해찬 총리는 “민통련 간부로 재직하던 재야 시절 잘못된 기사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모 중앙지 취재기자의 뺨을 때린 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의 서면질의에 “1987년 재야운동을 할 당시 잘못된 보도에 항의하고 언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다음은 정태복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정태복씨와의 일문일답


“국장인 나를 포함해 담당과장ㆍ계장ㆍ직원이 이 부시장실로 불려갔습니다. 이 부시장의 형이 대기업에 다니다가 퇴직금으로 송파구 가락동 근처에 7억8천만원 짜리 건물을 구입했지요. 그런데 부동산 등기과정에서 구청상의 행정적 착오가 있었어요. 그게 문제가 됐습니다.”

-무슨 문제였습니까.

『건물가액과 토지가액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관한 것이었지요. 금액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랐습니다. 우리 직원과 이 부시장의 형 측과 견해가 달랐어요.』

-형이 부동산을 구입했는데 왜 李부시장이 나섭니까.

『정무부시장실에서 근무하던 한 비서관이 우리 구청 담당 계장에게 전화를 했어요. 「건물을 구입한 사람이 李부시장의 형이니까 잘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지요. 형이 아마도 동생에게 얘기를 했겠죠. 전화를 받은 계장은 신경을 썼지만 담당직원의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던 거예요』

-무슨 실수였습니까.

『법원 등기소에서 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류가 반려됐어요. 알고 보니 토지가액ㆍ건물가액과 둘을 합한 액수가 서로 달랐던 거지요. 계산上의 착오였습니다. 담당과장 전결 사항이었는데 더하기를 잘못 했던 겁니다. 바로 수정조치를 해서 등기가 완료되기는 했습니다』

-큰 실수였나요.

『담당직원이 잘못한 건 맞지요. 그러나 단순한 실수였습니다』

-그런데 李부시장실에 왜 갔습니까.

『저는 그날 오전에 區의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당과장이 「빨리 부시장실로 가자」며 저를 찾아왔어요.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상황을 설명하더군요. 「서류를 가져오라」고 한 후 직접 확인을 해봤어요. 담당 직원의 실수가 한 눈에 들어왔고, 납득이 가는 단순한 실수였습니다. 그래서 「나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고 했더니 「(李부시장이)국장까지 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李부시장에게 서류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면 충분히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고 곧장 달려갔습니다』

-李부시장실에 간 게 몇 시였습니까.

『오후 한 시쯤이었어요. 李부시장이 부재 중이라 부속실에서 한 30분쯤 기다렸더니 그가 들어오더군요. 담당직원을 제외하고 저와 과장, 계장이 부시장실로 들어갔습니다』

-차분히 설명하니까 李부시장이 이해를 하던가요.

『가져간 서류를 펴 놓고 설명을 하려던 순간 李부시장이 갑자기 반말로 「네가 뭔데, 얼마 받아먹으려고 그렇게 지시했어」라며 고함을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순간적으로 돌변하기에 「이 사람 왜 이러나」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감사관 오라고 그래」라고 한 후 「담당직원 어디갔어」라고 했습니다』

-부속실에서 대기 중이던 담당직원은 그 때 들어왔습니까.

『네. 그 직원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는지 들어오자마자 무릎을 꿇고는 「잘못했습니다」라고 했어요. 李부시장은 제 부하 직원에게 몇 마디 폭언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감사관이 들어왔습니다』

-그러고 끝났습니까.

『의자에 앉아 있던 李부시장이 무릎을 꿇은 직원을 향해 책인지 서류인지 정확지 기억이 안 나지만 뭔가를 집어던졌어요. 그러고는 그에게 다가가 한 차례의 손찌검을 하는 겁니다. 그 순간 감사관이 달려들어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말렸어요. 그런 후 李부시장은 「이 자들 재산등록 서류 가져와」라고 하더군요. 그런 후 감사관에게 「내일 당장 송파구 특별감사 해」라고 했습니다. 감사관은 「그러겠다」고 한 후 「국장만 해당되고 나머지 직원은 직급이 낮아 재산등록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저는 그 순간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송파구청에 있던 제 재산등록 서류를 서울市의 다른 직원이 가서 가져왔습니다』(손찌검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다른 당사자는 정태복 국장보다 더 심각한 얘기를 했음을 밝혀둔다)

-1994년 인천 북구청 세무담당 공무원의 비리사건으로 검찰이 이듬해에 서울지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한 것으로 압니다. 혹시 뇌물을 받기 위해 일부러 서류를 조작한 것은 아닙니까.

『저는 그 이듬해에 30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는 퇴직을 앞두고 있었어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슨 뇌물입니까. 감독 책임이 있는 제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李부시장은 저를 도둑놈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속이 아주 상했어요. 당시 그의 나이 40代 중반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무리 부시장이라고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제 인생이 처량해지더군요』

-당시 재산은 얼마나 됐습니까.

『그 때나 지금이나 현재 살고 있는 집 하나 뿐이었습니다. 李부시장은 제 재산등록 서류를 檢事처럼 꼼꼼히 보더니 「숨긴 것 없어. 이 게 다야?」라고 하더군요』

-李부시장실에는 언제 나왔습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섯 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송파구청으로 바로 돌아왔습니까.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한 후 감사관실에서 경위서를 작성하고 추가로 조사를 받았어요. 그렇게 끝난 시각이 밤 열 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9년 전의 일을 어떻게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까.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제 일기에 그날 일을 고스란히 기록돼 있어요. 그게 아니더라도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으니 기억을 못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요』

-특별감사는 어떻게 됐습니까.

『감사거리가 안 됐는데 무슨 감사가 있었겠습니까. 자리에 있었던 감사관도 「단순한 실수를 가지고 부시장이 난리다」고 했어요. 누가 봐도 단순한 실수를 고의로 몰아 넣은 데 대해 너무 화가 났어요』

-단순한 실수였지만 실수는 실수 아닙니까. 당시 구청장이 감독책임을 물었습니까. 부하 직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고의가 아니고 또 단순한 실수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묻습니까. 부하 직원이 제게 미안해하며 「사표를 쓰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작은 실수를 가지고 사표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만류했지요』

-그 일이 있은 후 李부시장이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해오던가요.

『사과는 무슨 사과...』

-이후 李부시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제가 왜 그 사람 얼굴을 봅니까. 그 일이 있은 후 선거기획단장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당으로 가버렸어요』

-그 후 李부시장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까.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어요. 1998년 그가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교육부, 참 잘도 되겠네」라고 혼자 중얼거렸지요. 총리가 된다고 했을 때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총리하나. 나라가 좀 시끄럽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형 문제로 난리 친 사람이 어떻게 국정을 논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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