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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새만금 태양광' 선포날, 전북의원 8명 반대성명

정치 이민석 기자
입력 2018.10.31 03:01

기존 '황해권 경제거점' 방침과 다른 '재생에너지 중심지' 선언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전북 군산 유수지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27년간 긴 어려움을 딛고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된다"며 "전북 새만금을 명실공히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선포하는 날"이라고 했다. 이어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은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 정책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라며 "재생에너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건강 에너지"라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 앞에서 연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세계 최대 태양광 단지를 건설하겠다”고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 임기 내인 2022년까지 민간 자본 10조원과 정부 예산 5690억원을 투자해 전북 새만금 일대에 원전 4기(4GW) 분량의 초대형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 사업은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던 당초 정부 방침과 다르다.

이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등 전북 지역 국회의원 8명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내고 "30년을 기다린 새만금, 고작 태양광이냐?"며 "졸속으로 근시안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의 새만금 태양광발전 계획에 전북 지역 국회의원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북 지역 의원 10명 가운데 안호영·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만 1000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덴마크는 풍력 산업이 총수출 비중의 8.5%로 81억달러를 차지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약 200만명의 건설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단지"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마친 뒤 인근 태양광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선포식에서“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된다”고 말했다. 야당들은“지역 주민을 무시한 일방통행 발표”라며 반발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만금은 일조량도 부족하고 태풍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는 만큼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20여 년 뒤면 어마어마한 양의 태양광 폐패널이 쏟아져 나올 텐데 재활용은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며 "태양광·풍력을 설치할 때는 '일시적 건설 인력'이 필요하겠지만, 설치 이후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인지 근거가 없다"고 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예시로 든) 덴마크의 경우는 전력 사용량이 한국의 10분의 1도 안 될뿐더러 유럽 대륙에 접해 있기 때문에 인근 국가에 전력망을 연결해 수출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나 일본에 전력을 수출할 수 없는 한국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정부가 이번 사업을 공개적인 논의 과정이나 외부 공표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정부는 뒤늦게 군산·김제시, 부안군 등 새만금 인근 시·군에서 공청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열었어야 할 공청회와 공론화 절차를 사업계획 발표 후에 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만금 주변 주민들은 "이미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다 결정된 상태에서 뒤늦게 공청회를 여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며 "앞뒤가 완전히 뒤바뀐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개발 사업 진행에서 지역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지역별 주민들의 의견을 잘 듣고 조율해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이번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계획 발표로 전북 주민들이 기대했던 '환황해권 경제 거점 조성'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태양광 에너지 단지는 한번 지으면 최소 20년은 써야 하는데 제조업, 관광산업 등을 유치해 경제 거점으로 만들려던 계획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전반적인 새만금 개발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단지는 새만금 전체 면적의 9.5% 정도로 개발 수요가 비교적 적은 지역들을 위주로 선정했다"며 "환황해권 경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정부 의지는 변함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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