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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美학생들 사로잡은 '족집게 한국 보습학원'의 비결은

국제 뉴욕=오윤희 특파원
입력 2018.09.12 14:11 수정 2018.09.12 17:24
미국 뉴욕 퀸스 플러싱의 한국 보습·입시 학원인 엘리트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대비 특강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엘리트 아카데미 제공

9일 오후(현지 시각) 뉴욕 퀸스 플러싱에 위치한 한국 보습·입시 학원 엘리트 아카데미. 교실 안에서는 오전부터 시작된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대비 특강이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칠판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 중에는 금발에 푸른 눈을 한 학생이 여럿 섞여 있었다. 인도, 라틴계, 동남 아시아 출신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오히려 한국인처럼 보이는 학생을 찾기 어려웠다. 헨리 신 부원장은 "전체 학생 수가 200명가량 되는데 150명가량이 비(非)한국계 학생"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한국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등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한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미국에서까지 사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뉴욕과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뉴저지 지역에선 한국계가 아닌 미국 학생들이 거꾸로 한국 입시 학원을 찾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 퀸스 플러싱의 한국 보습·입시 학원인 엘리트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대비 특강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엘리트 아카데미 제공

미국 학생 사이에서 한국 보습 학원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 식으로 치자면 특목고에 해당하는 영재 학교 진학률이 높고, 단기간에 내신 성적을 바짝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뉴저지에 사는 한국인 교민 A씨는 "뉴저지 지역 보습 학원에 아이를 데리고 갔다가 서양인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식 족집게 교육, 주입식 교육의 위력이 이런 곳에서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1986년 설립된 엘리트 아카데미는 뉴욕에서 한국 입시·보습 학원의 ‘원조’ 격이다. 2009년 뉴욕타임스(NYT)가 "(뉴욕 영재 학교인) 헌터 스쿨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엘리트 아카데미로 몰려 온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적도 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에도 비(非)아시아계 학생 비중은 전체 학생 수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현재는 그때보다 비아시아계, 비한국계 학생이 더 늘어났다. 신 부원장은 "해외 유학생 증가 등으로 과거에 비해 영재 학교나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입소문을 통해 입시 교육 노하우가 많은 한국 보습 학원으로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애 원장은 "미국이 자유 방임주의라 공부를 별로 안 시키고 아이들을 풀어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른바 상류층은 우리보다 교육열이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원이 있는 퀸스뿐만 아니라 맨해튼·브루클린·롱아일랜드에서 이곳까지 오는 열성 학부모도 많다고 김 원장은 귀띔했다.

미국 뉴욕 퀸스 플러싱의 한국 보습·입시 학원인 엘리트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 대비 특강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엘리트 아카데미 제공

서양인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엘리트 아카데미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가 우수한 강사진이다. 뉴욕 영재학교의 현직 교사들이 평일 방과 후와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이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수업 교재는 강사와 대학을 갓 졸업해 최신 입시 트렌드에 가장 정통한 대학생 조교들이 함께 만들어 과목의 알짜배기 내용과 최신 출제 경향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두 번째가 ‘빡센’ 수업 스케줄이다. 토요일 SAT 집중 대비반의 경우, 오전 9시30분~오전 11시 25분 영어, 오전 11시 35분~오후 1시 수학, 오후 1시 30분~오후 3시 작문 등 SAT에 들어가는 필수·선택 과목이 휴식 시간 10분과 점심시간 30분을 제외하면 쉴 새 없이 빡빡하게 이어진다.

학원에 4년째 다니는 8학년생 앤드루(14)는 "수학 과목에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다. 1년 사이에 C에서 A로 성적이 뛰었다"라고 말했다. 앤드루 역시 입소문을 통해 학원을 알게 된 어머니에 의해 이곳엘 다니게 됐다. 그는 "학교는 수업 진도도 느리고, 워크숍이나 각종 과외 활동 같은 특별 활동도 많은 데 비해 이곳에선 정말 ‘수업’에만 열중한다. 덕분에 시간 낭비를 하지 않고 학과 성적을 올리기 좋다"고 말했다. 7학년생 동생과 함께 3년간 학원에 다닌 8학년생 제니퍼(14)는 "학원에 다니면서 SAT에 필요한 어휘들을 미리 많이 익힐 수 있어서 10학년이 됐을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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