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프로젝트 대표인 나카노 텟페이가 서울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일본 의료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 남(NAM) 제공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는 의료 시장 규모가 해마다 놀라운 속도로 커지고 있다. 후지키메라 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일본 헬스케어 시장은 2015년보다 55.2% 증가한 1659억엔(1조66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 건강 진단 시장 규모가 3조4200억엔, 건강식품 시장 규모가 3조 1800억엔이 될 거라는 연구도 나왔다. 그러나 일본 의료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전자 진료 차트 보급률은 50% 안팎에 불과하다. 환자는 자기 의료 정보를 소유하지 못한 채 병원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병원 간 환자 정보 교환도 원활하지 않다.

이 같은 일본 의료 환경을 독자 기술로 개선하기 위한 혁신적 프로젝트가 최근 시작됐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을 활용해 차세대 진료 차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NAM)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의료법인 남(NAM)은 암호화폐 남코인(NAM Coin)을 공개 발행해 국제적 규모로 자금 조달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사업설명회가 지난달 23일 서울에 이어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렸다. 일본 관계자들이 이 자리를 찾아 한국의 예비 투자자들을 만났다.

◇26세 청년, 일본 의료 시스템 개선에 도전장

주식회사 남(NAM)은 일본 게이오대 의학부를 지난해 졸업한 26세 청년 나카노 텟페이 대표 외 다수 연구원·기술자·블록체인 전문가로 구성된 스타트업이다. 나카노 대표는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미개척 사업을 위탁받아 다수 성과를 창출한 사업가이자 AI 전문가다. 남(NAM)이라는 회사명은 '나카노 인공지능 건강검진(Nakano AI Medical)'의 약자다.

남 프로젝트는 ▲AI를 이용한 맞춤 진료 ▲환자 라이프 스타일을 감안한 건강관리 ▲의사와 환자 간 전자 진료 차트 공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의료 혁신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인공지능 진료 로봇(앱) '닥터Q'의 보급이다. 앱에 자신의 증상을 입력하면, 맞춤형 응답 기능으로 상황에 맞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신러닝을 이용한 최첨단 질환 예측 검사를 진행해 앱 이용자의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병원으로 안내한다.

환자에게는 최적화한 약을 제시한다. 주고받은 정보는 저장되므로 추후 진료에 참고할 수 있다. 로봇을 매개로 병원과 환자 또는 병원과 병원이 의료 기록을 공유할 수 있다.

차세대 진료 차트 시스템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진료 차트 타이핑을 모두 AI에게 맡기므로 의사가 키보드로 문진 결과를 입력할 필요 없다. 보험료 계산도 AI에 맡긴다.

의사와 환자 간 대화를 듣고 자동 요약해주는 시스템도 개발된다. AI가 개인 체질이나 생활 습관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선별해 제안하기도 한다. 남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가 확산되면 의사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환자도 더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의료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초대형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결제와 송금은 가상화폐로 가능하도록 해 제반 비용을 줄인다.

남 프로젝트는 다음 달 일본 긴자에서 종합 건강관리 센터 'NAM AI 클리닉'을 연다. 일본 전역에 100곳의 클리닉을 여는 게 목표다. 클리닉에선 혈액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각종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NAM토큰의 유통

◇올해 서비스 개시…투자 전 신중하게 검토해야

프로젝트 진행은 크게 자금 조달·서비스 개발·서비스 공개 및 이행으로 나뉜다. 진행에 필요한 자금은 남코인(토큰)으로 조달한다. 누구나 남코인을 구입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자금으로 연구 개발을 이행하고 관련 설비를 갖춰 올해 각종 사업을 개시한다. 조달액 규모에 따라 시행되는 서비스 및 시기가 달라질 예정이다.

남 관계자는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과 블록체인 기술인 남체인(NAM Chain) 시스템으로 투자자의 익명성과 보안을 확보한다"고 했다. 남코인은 거래소에서 법정통화로 교환 가능하다. 총 발행량은 400억 NAM이며, 200억 NAM을 시장에 유통한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가치가 변동될 수 있으므로 사업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록체인(blockchain)

특정 데이터가 담긴 블록(block)을 연결(chain)한 시스템.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사용자가 각자 컴퓨터에 동일한 데이터를 저장해 공유하므로 조작이나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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